홈으로 로그인 마이페이지
아이디저장
 


 
홈 < 커뮤니티 < 창작게시판

제목 소녀망상 이미지네이터 ~사계편~ 프롤로그글쓴이Sourjelly
날짜 11-04-05 15:58조회1998

Prologue. 소녀는 망상을 잉태한다_He met imagination


“승준아~빨리 빨리! 지각하겠어!!”

이른 아침부터 소년을 닦달하는 소녀와 이름 아침부터 기름 두른 콩 마냥 들들 볶이는 소년. 이것이 한 소년의 아침을 알리는 소리다.

“아, 알아어(알았어)!”

화장실에서 거울을 보며 열심히 이를 닦고 있는 까치머리 소년은 뺨에 선명하게 새겨진 베게자국을 손으로 문지르며 투덜거린다.

“쳇, 진짜. 아직 30분이나 남았는데 뭐가 늦었다는 거야- 후아암.”

사실 30분이나 남았다는 소리는 학교까지 걸어가는데 걸리는 시간을 포함한 시간.
그리 넉넉하지 않은 시간을 가지고도 소년은 스스로 늦지 않았다고 자기 최면을 건다.

“엄마한테 밥 차려놓으라고 할까?”
“늦었다면서 뭔 밥이야?! 됐어!”

제멋대로 화장실 문을 열고 고개를 빠꼼 내민 소녀에게 스펀지를 집어던지는 소년. 교복은 이미 화장실 들어가기 전에 입었다. 가방은 지난밤에 다 정리해 놓았다. 결국 세면을 끝내고 까치집진 머리를 대강 빗은 뒤 물만 틀어놓고 고양이 세수까지 끝마친 소년은 앞머리를 모조리 뒤로 넘겼지만, 어째서인지 수건으로 머리를 털고 나니 앞머리가 5:5로 나누어진다. 적나라한 이마를 드러낸 채 실눈을 뜨고 신발을 신는 소년.
이 소년의 이름은 ‘승준’이라고 한다.

“아이 참! 너 또 어제 늦게까지 게임하느라 안 잔거지?”
“아, 아냐…. 잠이 안와서- 후아아암….”

그런 소년을 보고 면박을 주는 소녀의 이름은 ‘승희’다. 두 사람은 남매이자, 남매 그 이상인 ‘이란성 쌍둥이’로, 같은 날 같은 시간에 태어난 같은 나이의 소년과 소녀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두 사람의 온도차는 그야말로 불과 얼음, 씩씩하고 명랑한 승희와는 달리 소심하고 매사에 부정적인 승준은 도저히 쌍둥이라고 봐주려야 봐줄 수가 없는 수준이다.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오겠습니다~!”
“오냐 잘 다녀와라~!” “조심해서 다녀와~!”

부모님의 작별인사를 받으며 현관문을 닫는 두 사람. 승희와 승준의 등 뒤로는 콘크리트 벽과 작은 계단 층계가 눈에 들어온다.
하나의 건물에 세 개의 층이 있고, 밑으로 내려가는 열린 계단이 이어진 층계마다 두 가구가 다닥다닥 붙어있는 빌라(Villa). 흔히들 말하는 다세대주택으로, 승준과 승희, 그리고 그들의 부모님이 함께 사는 집이다. 현관을 나서는 두 사람의 등 뒤로 붉은 벽돌위로 ‘트윈 빌라’라는 빛바랜 간판이 세월을 짐작케 한다.

“후아~아암-학교가기 싫어….”

아침부터 눈 밑에는 다크서클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데다가 실지렁이 눈을 하고 노골적으로 싫은 표정을 짓는 승준을 보며, 승희는 눈을 가늘게 뜬다.

“뭐야? 뭐가 어때서?”
“너 같으면 여자 천지인 학교를 가고 싶겠냐.”
“으~또 그 소리다.”

학교를 향하는 오르막길을 오르며 투덜거리는 승준. 그가 말하는 학교란, 모란고교(牡丹高敎)라는 이름의 학교로, 사실 작년까지만 해도 모란여고(牡丹女高)라고 불리던 고등학교의 새 이름이다.
사실 승준은 사는 동네에서 가까운 고등학교만 두 군데에 입학 신청서를 내밀 기회가 있었건만, 굳이 같은 학교를 다니자는 승희의 부탁으로 모란고교에 희망서를 넣었고, 그 대가로 입학식 당일 엄청난 후회를 맛봐야 했다.

“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전교생 900명 중에 27명만 남자라는 게 말이 되냐? 900명 중에 2,3학년을 뺐다고 쳐도 300명이고, 그 중에 27명이면 한 반당 남자가 평균 세 명 있다는 소리잖아.”
“그리고 너희 반은 2명 당첨☆”
“야이! 진짜, 남의 이야기라고 즐거워하지 마!”

깔깔 웃으며 앞서 도망가는 승희를 보고 주먹을 쥐고 부르르 떨지만 이내 한숨을 쉬는 승준. 그래, 승희한테 화를 내 봐야 무슨 소용이냐. 그런다고 반 배정, 아니 학교가 바뀌는 것도 아니고. 승준은 학교에 가까워질수록 늘어나는 꽃향기와 갈수록 작아지는 자신의 존재감에 그저 움츠러들 뿐이다.

“그럼 있다 보자?”
“그래.”

여고에 숨어든 남학생마냥 여기저기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승준은 승희의 작별인사에 어색하게 손을 흔든다. 고작 해야 반이 갈리는 것뿐이지만, 자신의 반으로 가 봐야 자신을 반겨줄 땀내 나는 동무들도 없는 교실은 승준을 쪼그라들게 만들 뿐이다. 결코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은 이 낯선 감각에 온몸으로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 승준은, 눈총 받는 것이 두려워 교실문도 소리 나지 않게 조심스럽게 열었다.

“요!”

두껍고 시꺼먼 플라스틱제 뿔테안경을 쓰고 얼굴은 여드름투성이인 말라깽이 남자가 승준에게 손을 들었다. 승준의 교실에서 승준을 제외하면 유일한 남자인 김종후다. 뭐하는 녀석인지는 모르겠으나, 만화책과 판타지 소설을 달고 사는 것만은 확실하다. 지금 녀석의 책상에는 다섯 권 이상의 미소녀가 그려진 소설책이 쌓여있으니까 말이다.

“뭐하냐.”
“소설맞짱꾼 읽는다.”

‘그건 또 뭐하는 소설이야….’라고 중얼거리는 승준은, 종후가 건네주는 만화책을 손에 들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다. 역시 남자가 둘 뿐인지라, 두 사람이 친해지는데 걸린 시간은 단 일주일조차 걸리지 않았다.

“후암-.”

어쨌든 그렇게 학생들이 하나 둘 교실로 모여들고 나면 금세 조례시간이 다가온다.
벌써부터 졸음이 쏟아지는 승준은 야성미 넘치는 쿨 가이 선생님이 교실 문을 박차고 들어와 ‘야이노무 새끼들아! 잘 지냈냐!!’같은 후련한 출석검사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역시 시궁창이다. 전(前)여고에 그런 마초선생이 있을 리가 만무하다.
게다가 하필이면 승준을 담당한 담임선생님은 머리부터 한겨울 폭설내린 것처럼 새하얗고 주름이 자글자글한, 팔순잔치가 내일 모레인 할머니다.

“오호호홍~ 여러분. 다음 주까지는 동아리에 모두 가입해주기 바래요~ 오호호홍”

한줌의 여과 없이 “홍야홍야”라든지, “오호호홍”같은 기괴한 소리를 내는 이 할머니는, “다음 주부터는 야간자습이 시작하고요~옹? 동아리 가입한 학생들은 야간자습 시간에 자유롭게 동아리 활동을 하는 게 허용되어 있답니다앙~? 오호호홍~”이라고, 권유를 하는 것인지 협박을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말을 남기고 조례를 마쳤다.
덕분에 점심시간부터 머리를 싸매고 앉아있는 승준이 승희에게 좋은 볼거리가 되어줬음은 당연지사이고 말이다.

“아- 야간자습은 하기 싫고, 동아리는 어디 들어야 할지 모르겠고-. 정말 골 때린다야.”
“그래? 흐음- 난 테니스부에 들었는데.”
“넌 아무데나 들어도 다 잘 하잖아.”
“베헤- 그럴 리가.”

아직3월임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오렌지 하드를 할짝거리는 승희. 승준과는 달리 뭘 해도 자신감이 넘치고 긍정적인 그녀는 동아리 신입을 모집하자마자 그녀의 특기인 테니스를 살려 바로 입부를 신청했고, 그녀는 이미 동아리의 정예나 마찬가지다.

“아- 귀찮아.”
“좀 적극적으로 나가 봐.”

모든 것이 귀찮은 승준에게는 승희의 충고가 씨알도 먹히지 않는다. 애초에 승준이 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해 봐야 독서밖에 없는데. 그 독서마저도 그림이 없으면 뇌가 과부하를 일으켜서 본체를 빈사상태로 만든다.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인가.

“아, 정말로 도서부나 할까.”

결국 승준은 승희와 헤어지고 나서도 자신이 원하는 동아리를 정하지도 못한 채, 도서부 아니면 원예부, 그 둘 중 하나로 아무거나 고르자는 우유부단한 결심만 가지고 입부 희망서를 가지러 교실로 돌아와야 했다.

-드르륵!

교실 문을 연 승준은 커튼마저 닫혀있는 교실의 어둑칙칙한 분위기와 반갑지 않은 기운에 얼굴을 찡그렸다.

『라리하직간히원영어틀비을목의놈네…!!』

시커먼 먹물이 공기 중에서 퍼져나간다면 이런 모습일까, 승준은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검은 먹구름을 닮은 것이 교실 한가운데에서 잔뜩 일그러진 남자의 얼굴로 공중을 부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흉측한 얼굴로 교실을 부유하며 저주를 뿜는 모습을 본다면 누구든 그런 상상을 할 것이다.

“……….”
『…냐이것는이보가내은놈네?』

흉측한 그것은 승준이 자신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승준에게 말을 걸어온다. 막연하게 먹구름을 닮은 몸속에서 시커먼 손을 뽑아내, 그것으로 승준을 잡으려 한다. 하지만 그것의 목적은 이뤄지지 않았다. -촤악! 소리와 함께 승준이 연 커튼사이로 쏟아져 내리는 태양빛이 그것을 끓는 물에 버터 녹이듯 녹였기 때문이다.

『그오아아악-!!』

가래가 끓는 지저분한 비명소리와 함께 그것이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이것들은 항상 태양빛을 쪼이면 방금 전의 그것처럼 물거품이 되어 사라진다. 승준이 하루에도 몇 번이고 겪는 일이었다. 그가 지난밤에 잠들지 못한 원인이기도 했다.
승준은 당장이라도 화장실에 가서 침을 뱉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칫….”

이를 갈며 속으로 자신의 처지를 푸념하는 승준. 사실 승준에게는 아무에게도 말 할 수 없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그것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제 3의 존재를 보고 듣고 느끼는 것. 승준은 그것을 귀신이라고 믿었다.

“미안하다 후배야~우리 부는 벌써 가득 찼거든?”

결국 입부희망서를 완성하고 가입할 부서이름만 공백으로 남겨둔 채, 원예부로 달려갔다가 퇴짜를 맞은 승준. 버림받은 강아지 꼴로 돌아서는 승준의 등 뒤로 까르르 웃음소리가 그를 자극한다.

“정말로 원예부가 다 찼단 말이야?”

승준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믿을 수 없어서 다시 한 번 원예부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다. 마이너함의 극치인 원예부가 언제부터 저렇게 사랑 받은 거지? 올해는 그린피스 가입 희망자가 넘쳐났던 걸까?

“아, 몰라. 그냥 도서부에나 가입해야지.”

입부희망서를 팔랑팔랑 흔들면서 도서실을 향해 걸어가는 승준. 10교시부터 야간자습 겸 동아리 활동시간인 그의 학교는 새까만 밤이 내린 음침한 교실의 복도에 아직도 활기가 가득 차다. 다들 피곤할 시간이지만 적어도 야간자습보다는 보람차고 행복한 시간 아니겠는가.

“나, 참! 왜 아무도 없는 거야!?”

막상 도서부에 가입하려고 도서실에 왔는데, 그곳에서 승준을 기다리는 것은 도서위원조차 보이지 않는 텅 빈 도서실이었다. 단체로 화장실이라도 간 걸까? 승준은 자물쇠조차 잠그지 않은 채 보이지 않는 도서위원과 위원장 선배들을 생각하며 기다렸지만, 그들은 한참을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았다.

“아…이거 어쩌지.”

승준의 손에 들린 채 팔랑거리면서 돌아다니다보니, 여기저기 구겨진 입부희망서가 승준의 손에서 너덜너덜한 자태를 뽐냈다. 결국 기다리다 못해 도서실을 빠져나온 승준.
여전히 아무 생각 없는 그는 끼어들만한 동아리가 없나 주변을 둘러봤다.

“신문부나 경음악부에 가볼까….”

도서실에서 가까운 신문부와 경음부에도 들려볼까 생각하는 승준. 하지만 그에게는 흥미로운 뉴스거리를 찾아내는 재능도, 취미도 없었으며 케이크를 먹으며 인생의 낙에 대해 떠들어대는 경음부 따위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경음부에는 죽어도 가기 싫은 게 승준의 마음이다.
뭐, 사실 야간자습만 피하면 되는 거다. 부 활동 따위는 아무래도 좋은 승준은 결국 가까운 명상기도부에 가입하기로 결심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응? 잠깐.”

막 도서실 후문을 지나치려던 승준이 다시 뒷걸음질 쳐서 돌아온다. 문뜩 도서실의 이상한 점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문이 세 개?”

전문 중문, 그리고 후문. 문이 세 개다. 이것이 왜 이상하냐고 묻는다면, 보통 한 교실에 배치되는 문을 생각해보면 앞문 뒷문 합쳐서 두 개인 것이 당연하며, 승준이 도서실 안에서 밖을 보면 보이는 출구는 단 두 개 밖에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조금 전까지만 해도 도서실 안팎을 들락날락 했던 승준으로서는 의아해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더군다나 도서실의 앞/뒷문과는 달리 도서실의 중앙에 있는 문은 미닫이문이 아닌 손잡이 문이었다.

“흐음- 뭐지? 이 문은….”

승준은 도서부에 가입을 결심하기 전까지 한 번도 도서실을 찾아온 적이 없다. 물론 선배들이 학교 구조를 소개시켜줄 때 지나치기는 했지만, 단지 지나치는 것만으로 문이 몇 개인지 기억할 만큼 승준의 뇌가 비상한 것도 아니었다.
덕분에 호기심이 동한 승준은 앞문과 뒷문 사이의 가운데 문 앞에 서서 문에 붙어있는 팻말을 읽었다.

“망상체 연구부…라?”

동아리인가? 승준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도서실 사이에 위치한 가운데 문. 그리고 그 문 너머에는 각종 책들이 빼곡한 도서실이 있을 것이 분명했다.

‘망상체 연구부라…망상이면 망상이지 망상체는 또 뭐야?’

그렇게 생각하던 승준이 문고리를 잡아 당겼다.

-덜컹! 끼이이익…!!

몇 년이고 기름칠을 하지 않는 문을 잡아당기는 요란한 소음과 함께 열리는 부실 문. 부실 안에는 형광등이 작동을 하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꺼진 것인지 모르겠지만, 형광등을 대신해 주홍빛 일렁이는 빛이 그림자를 만들며 빛을 내고 있을 뿐이다.

“………….”

부실 안으로 들어선 승준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부실 전체를 감싸듯이 빼곡이 배치되어있는 책장들. 그리고 그 중앙에는 일인용 소파가 세 개에 작은 테이블이 하나 놓여져 있다.

“뭐, 뭐야 여기…?”

부실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책장들에 책이 빼곡한 것만 본다면 이곳은 분명 도서실이 맞다.
하지만 어떻게 형광등을 환하게 빛내고 있던 도서실이 이렇게 어둠침침한 곳으로 뒤바뀔 수 있으며, 일직선으로 곧게 배열되어있던 책장이 어떻게 이렇게 자리배치가 바뀔 수 있는거지? 그 전에 불은 누가 끈 걸까? 이것은 마치 도서실 뒤의 또다른 도서실이라고 말해도 믿을 수 있는 수준이었다.

“어서와.”

승준의 앞에는 주홍빛 양초의 불빛 너머로 소파에 앉은 반 무테의 검은 안경을 쓴 여성. 그녀는 기품 있는 자태를 뽐내며, 손에 든 찻잔을 내려놓고 말을 걸어왔다. 사실 그녀는 처음부터 부실에 앉아 있었지만, 승준이 정신을 쏙 빼놓고 있는 바람에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을 뿐이다.

“망상체 연구부에 입부하러 온 거니? 환영해.”

그녀의 어께에 걸쳐진 채 뒤로 흘러내리는 외투와, 바닥을 쓸어내릴 만큼 길고 검은 머리. 성숙한 미가 느껴지는 그녀의 외모는 그녀가 승준과 같은 학년일 것이라는 확률을 한없이 0%로 떨어트린다.

“아, 저, 저기…?”
“그 입부희망서 여기다 내려놓으면 돼. 앉으렴.”

동생이나 후배를 대한다라기보다는 마치 아이를 대하는 것 같은 태도. 그런 그녀의 태도에 승준은 그녀가 동아리 고문 선생님인가? 같은 생각도 하게 했지만, 그녀의 외투아래에 걸쳐진 옷은 모란고교의 여학생 교복이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잠시 이 동아리에 입부 할까, 말까를 고민하던 승준. 하지만 승준은 그녀의 등 뒤로 스멀스멀 모습을 드러내는 시커먼 그림자들을 보고 바로 마음을 바로잡았다. 그가 평소에도 자주 보는 귀신들이었기 때문이다.

“저, 저, 저, 저기…?”
“승준이구나? 만나서 반갑네. 안 그래도 요새 부원이 부족해서 곤란했는데.”

어느새 승준이 들고 있던 입부 희망서를 손에 쥐고 읽고 있는 이름 모를 선배. 그녀의 등 뒤로는 사람을 닮은 기괴한 귀신들이 그녀의 그림자를 흉내 내며 벌레처럼 꿈틀거린다.

‘잘못 들어왔다!!’

물밀듯 몰려오는 후회. 승준은 척추를 타고 올라오는 전율로 몸을 부르르 떨며 황급히 돌아섰다. 한시라도 이 자리를 벗어나는게 그의 신상에 좋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다.

“아, 아하하하!! 부실을 잘못 들린 것 같네요. 저 그만 갈게요.”
-찰칵찰칵! 찰칵찰칵!!

아쉽게도 그가 들어왔던 문은 어느새 굳게 닫힌 채 잠겨있다.

‘왜, 왜 안열리는 거야?!’

새파랗게 질린 채,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문고리를 돌리는 승준에게 그늘진 미소를 가득 머금은 선배가 말했다.

“들어올 때는 맘대로 지만 나갈 때는 아니란다.”
















공모전에 내려고 열심히 쓰고 있는 소설 프롤로그 입니다ㅋ

링크
네오 아하하하하
읽는 내내 깨알같은 패러디 찾는 재미가 있네요
특히 "케이크를 먹으며 인생의 낙에 대해 떠들어대는 경음부 따위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라던지
읽으면서 설마 그 대사가 나오진 않겠지 라는 불안을 한방에 날려준 “들어올 때는 맘대로 지만 나갈 때는 아니란다.”  대사라던지...

하나 아쉬운것은 망상체라고 생각되는 검은 물체의 비명이
『그오아아악-!!』보다는 『악아아오그-!!』은 어떨까요? ^^

설마 2편쯤에서 주인공이 농락(?)당하는 중에 누나도 문을 열고 들어오거나 하는 황당한 일은...
......언젠간 벌어지겠죠?


총 감상평은...표현력이 참 뛰어나시군요 ^^
문맥이 단절된 느낌 없이 물 흐르듯 부드럽게 연결되는게 마음에 듭니다.
프롤로그를 함축해서 표현해 놓은 삽화 일러스트도 마음에 들구요
공모전에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

11-04-05 16:29
Sourjelly 아, 그러고보니까 비명소리를 안 뒤집었네요[...]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힘낼께요>.<!!

11-04-07 03:06

이전글 모에캐릭 아이디어!!! 
다음글 창작물 


홈으로 회사소개 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 개인정보취급방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