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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터뷰숙제글쓴이디스콘트
날짜 11-06-15 10:05조회2097
1
 아직 쌀쌀한 날씨인 3월 달이었다. 나는 차가운 바람을 맞으면서 드디어 이번에 다니게 된 대학교에 도착했다. 지난번에 학교에서 학교 강의실이라든지 설명을 들었던 것을 기억을 더듬어서 'A103' 강의실에 도착했다. 드디어 대학교에서의 첫 수업을 한다는 설렘과 약간의 긴장이 느껴졌다.
 덜컹-
 문이 열리자 나보다 먼저 와있었는지 몇몇 사람들이 의자와 책상이 합쳐진 복합의자에 앉아있었다. 나는 의자에 앉은 뒤 아무것도 없는 텅 빈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핸드폰에 있는 시계를 보자 수업시간이 20분 정도 남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예상외로 사람이 온 숫자도 적었고 마땅히 할 일도 없자 나는 시간표를 확인했다.
 ‘사회복지개론’
 고등학교 때 공부는 하나도 안하고 놀기만 해서 그런지 대충 경쟁률이 낮은 ‘사회복지학과’를 선택한 나였다. 그래도 신은 나를 버리지 않았는지 다행히 합격을 했다. 집에서 무조건 대학을 나오라는 말 때문에 만약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까지 하기도 했었다. 지금은 다행히 합격을 했지만.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자 수업시간이 다가오는 5분 사이에 같은 학과의 사람들이 강의실로 하나 둘씩 들어오기 시작하더니 텅 비었던 강의실은 금방 한자리도 남은 자리 없이 꽉차버렸다. 그리고 수업시간이 다가왔다. 지금까지 강의실 문은 기름칠을 하지도 않았는지 계속해서 ‘덜컹’ 하면서 나이가 지긋한 교수님 한분이 들어오셨다. 교수님은 강의실 앞에 선 뒤 나와 지금 같은 교실에 있는 나와 사회복지학과 동기들이 생각도 하지 못할 말을 듣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사회복지개론’ 수업을 맡고 있는 황현민이라고 합니다. 저는 신입생 여러분께 숙제를 하나 내주려고 합니다. 오늘을 포함해 다음 주 수업까지 휴강을 하겠습니다. 그 기간 동안 여러분은 노인 3분을 인터뷰를 해서 다다음주 수업시간에 발표를 하면 됩니다. 그리고 발표를 하는 방식과 인원은 여러분께서 자율적으로 결정하기를 바랍니다. 만약 숙제의 결과가 저를 만족시키면 A+점수에 이번 학기동안은 제 수업을 들어오지 않아도 좋습니다.”
 이 말과 함께 교수님은 유유히 강의실에서 빠져나갔다.
 “…….”
 교수님이 사라진 강의실에는 정적만이 감돌았다. 그리고 1분 정도 지나자 주위에서 벌써부터 친해졌는지 이야기를 나누는 동기들이 있었다.
 “야, 수업도 안하는데 우리 당구장이나 가자.”
 “시끄러워, 이번에 게임 이벤트해서 게임 하러 피시방 가야 돼.”
 이 말은 내 뒤에 앉아서 머리에 염색을 하고 입에 껌을 ‘질겅질겅’ 씹으며 말하는 동기들의 대화였고 내 바로 옆에서는 친구였는지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는 애들도 방금 교수님이 나가자 짜증을 내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방금 교수 정말 어이없지 않냐? 무슨 대학 첫 수업부터 숙제라니.”
 “그래도 수업은 다음 주까지 안하지 좋지 뭐.”
 이곳 학교에 같이 온 친구는 모두 다른 과여서 아무도 동기들과 안면이 없다는 것에 갑자기 알게 모르게 외로움이 느껴졌다. 그냥 빨리 수업 첫날부터 숙제나 내주는 교수님의 숙제를 다 하고 친구들이랑 진탕 놀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2
 “아……두통이야.”
 어제 황현민 교수님의 황당한 수업이 끝나자마자 나는 친구들과 한바탕 술을 마셨다. 그 결과 오늘 늦잠을 자가지고 수업에 지각을 할 것이 확정되었다. 방금 학교로 바로 가는 셔틀버스를 눈앞에서 놓쳤기 때문이었다. 이대로 빨리 가나 늦게 가나 지각은 지각이었기 때문에 느긋하게 학교까지 걸어가기로 결정했다.
 아직은 쌀쌀한 봄의 아침이라서 그런지 한기를 느끼며 걷다가 내가 어느 순간 길을 잘못 들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눈앞에 보이는 것이 전부 처음 보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학교로 가는 셔틀버스도 놓치고 길도 잃어버리다니 정말 오늘은 아침부터 운이 좋지 않았다. 결국 나는 이대로 학교를 가나 마나 지각은 지각이고 학교에 가봤자 자서나 딴 짓을 할 것이 분명 했고 학기 초에는 대부분 학교를 가지 않는다고 하니 그것을 위안을 삼고 근처에 있던 놀이터로 가서 구석에 있는 의자에 않았다. 그리고 주머니에 있는 담뱃갑을 꺼낸 뒤 담배 한 개비를 꺼냈다. 마침 꺼낸 담배의 끝 부분은 주머니 속에 있어서 그런지 약간 내용물이 빠져있었다. 이런 상황이면 친구가 담배의 끝을 안쪽으로 말은 뒤 피는 것을 기억해내고는 나도 똑같이 따라한 뒤 담배를 한 모금 머금었다.
 “후우…….”
 친구가 하던 대로 담배 끝 부분을 말아도 별다른 것이 없었다. 그냥 입에서 나온 담배 연기의 양만 평소보다 많아 보일 뿐이었다. 담배를 핀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어째든 별다른 것이 없었다. 내가 아무런 생각 없이 놀이터에서 담배를 두 개비나 더 피울 때 였다. 놀이터에는 쓰레기를 버리는 장소가 있었던 듯 그곳에서 리어카를 끌고 다니면서 파지나 플라스틱 같은 것을 팔아서 생계를 유지하는 할아버지가 있었다.
 할아버지를 보고나서 어제 황현민 교수님께 수업 첫날부터 받았던 인터뷰를 하는 숙제가 생각나서 피우던 담배를 마저 피운 뒤 열심히 쓰레기 더미를 줍고 있는 할아버지에게 갔다.
 “할아버지 시간되세요?”
 “뭐? 지금 하는 거 끝나면 그 때 말해.”
 10분 정도 기다리자 할아버지는 일을 끝낸 듯 나를 못마땅한 표정 지으면서 말했다.
 “학생, 이름이 뭔가?” “조연우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만난 할아버지 중에서 가장 터프한 것 같았다.
 “그래, 용건이 뭐야?”
 “저기……학교 숙제 때문인데 말이죠. 인터뷰를 좀 해주셨음 하는데요?”
 “연우학생. 막걸리나 한잔하지.” “네?”
 느닷없이 막걸리 한잔하자고 하는 할아버지는 놀이터 앞에 있는 슈퍼로 갔다. 그리고 슈퍼 마당에 손님들이 쉬라고 마련되어있는 의자에 앉은 뒤 앉았다. 그리고 나보고 ‘뭐하냐?’ 라는 얼굴로 나를 쳐다보는 것이었다.
 “학생, 막걸리 안사와?”
 “네? 네, 사올게요.”
 뭔가 속은 느낌이었다. 파지나 주우면서 사시는 할아버지가 노을 처음 본 나에게 막걸리를 사줄 이유 따위는 전혀 없다. 결국 나는 할아버지에게 드릴 막걸리를 사려고 할 때 였다.
 “아침을 안 먹었더니 출출하네. 시원한 막걸리와 어울리는 오징어 안주가 있으면 좋겠네. 그런 게 요즘은 이가 좋지 않지.”
 결국 나는 할아버지에게 막걸리와 술안주로 물오징어 한 마리를 사서드린 후 본격적으로 인터뷰를 시작하기 위해 mp3의 녹음기를 켰다.

 김준영 할아버지는 시골에서 농사를 짓던 평범한 청년이었다고 한다. 6.25 전쟁이 일어나자 징병이 되어 전쟁터에 끌려가서 매번 죽을 위기를 넘기며 끝까지 살아남았다고 했다. 전쟁이 끝나고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는 가족도 집도 농사를 짓던 땅도 모두 사려져있었다고 했다. 결국 할아버지는 고향에서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되자 먹고 살기 위해서 서울로 올라갔다고 한다.
 서울에 가서 오로지 굶지 않기 위해서 이를 악물고 일을 한 할아버지는 우연히 섬유 관련 회사에 취직했다고 했다. 그리고 잠자는 것까지 줄여가고 먹는 것까지 줄여가면서 일을 하고 기술을 배우자 회사에서도 잘 봐줬는지 그 때부터 일하면서 쌓은 능력으로 누구보다 빠르게 승진을 했다고 했다.
 여기까지 말하는 할아버지의 표정은 마치 ‘그때는 그랬었지.’ 라는 표정을 짓고 과거를 회상하는 듯했다.
 이렇게 김준영 할아버지는 몇 년 지나지 않아서 회사에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 되었다고 한다. 돈도 많이 벌어서 번듯한 집도 한 채 사고 아름답고 마음씨 좋은 여성분과 결혼을 하고 자녀를 둘을 낳았다고 했다. 그리고 일만 하는 게 무료해진 할아버지는 나이를 먹어서 중년의 나이가 되자 손댈 것을 안 될 것을 손댔다고 했다. 그것은 바로 도박이었다.
 처음 도박을 시작을 할 때는 아는 사람의 소개로 시작을 했다고 했다. 그게 할아버지의 불행의 시작이었다고 한다. 처음 도박을 할 때는 돈을 잃는 것보다는 따는 것이 많았고 어느 날에는 3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에 재산의 3배나 되는 어마어마한 돈을 한 번에 벌었다고 했다. 이렇게 돈맛을 맛본 할아버지는 도박을 하기위해 인생의 절반 가까지 바친 회사도 과감하게 그만두었다고 했다. 이렇게 도박에 모든 것을 건 할아버지는 그 다음부터는 돈을 따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많았다고 했다. 그렇게 조금씩 돈 계속해서 잃자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금목걸이, 결혼반지, 차, 집까지 팔고 도박을 했는데 결국 모든 돈을 잃고 주위를 둘러봤을 때는 아무도 없었다고 했다. 할아버지의 아내분도 자녀분도 친구들과 친척들도 모두 할아버지는 외면했다고 했다.
 이렇게 모든 것을 잃은 할아버지는 술과 함께 시간을 보내다 자살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자살을 하는 것이 너무 두려워서 결국 포기하고 어떻게든 살아 보려고 했지만 나이와 술로 인해 망가진 몸 때문에 제대로 된 일을 구할 수 없었고 결국 공사장에서 막노동을 하거나 공장 같은데서 일용직으로 일을 하면서 겨우 생계를 이어나가다가 결국 이마저도 나이가 들어 몸이 따라주지 못해서 결국 지금처럼 재활용이 되는 폐지나 캔 같은 것을 모으면서 생계를 겨우 이어나간다고 했다.
 자신의 삶을 짧게나마 말한 할아버지의 두 눈에는 지난날을 추억과 후회, 그리움이라는 이 3가지로 가득한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나는 눈물을 할아버지를 보면서 슈퍼에서 담배 한 갑을 산 뒤 할아버지랑 같이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을 보면서 담배를 피웠다.


3
 김준영 할아버지를 인터뷰를 한 뒤로부터 마음에서 뭔가 껄끄러움 같은 것을 느꼈다. 지금까지 살면서 느껴보지 못한 것이었다.
 나는 껄끄러움을 없애기 위해서 친구들과 당구치고 술 마시면서 시간을 보냈고 덕분에 지금까지 수업을 하면서 받은 숙제들을 처리하느라 늦게까지 학교에 남았다. 긴 시간 끝에 숙제를 다 한 나는 지겨운 학교를 빠져나가간 뒤 친구들과 만나서 진탕 놀아볼 생각만이 머리에 가득했다.
 저벅- 저벅-
 아무도 없는 복도에 내 발자국 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나는 복도를 걷다가 A103 강의실 앞에 도착했다. 대학교에 들어온 첫날에 갑작스럽게 숙제를 받은 곳이었다. 나는 살짝 열려있는 문에서 빛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호기심에 강의실 안을 들여다본 나는 강의실 안을 청소하는 아주머니를 볼 수 있었다.
 황현민 교수님의 수업인 ‘사회복지개론’ 수업 말고도 3가지 수업을 이곳 A103 강의실에서 듣는다. 게다가 수업이 시작하기 전에 나를 비롯해 다른 동기들이 버린 빵 봉지, 과자 봉지 같은 것이 바닥에 잔뜩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주머니가 청소하기 위해서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들 중에서 내가 버린 쓰레기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되자 평소에 아무런 생각 없이 했던 행동들이 죄책감으로 다가왔다. 나는 다시는 아무렇게나 쓰레기를 버리지 않겠다고 결심한 뒤 다음 인터뷰 상대를 A103 강의실을 청소하는 아주머니를 하기로 결정했다.

 학교에서 청소하는 아주머니를 인터뷰하기로 결정한 나는 이틀 뒤에 학교에서 숙제를 하면서 일부러 늦게까지 있었다. 핸드폰으로 친구들에게 술이나 당구 치면서 놀자고 유혹하는 문자가 왔지만 그 유혹을 뿌리치고 나는 인터뷰 숙제를 하기로 마음을 다잡았다.
 처음에는 몰랐지만 인터뷰를 시작을 하고나서부터 사람들을 알아간다는 것에 의외로 재미를 느꼈다. 나름 인생 공부라면 공부랄까?
 저번에 A103호를 청소하던 아주머니가 있던 시간이 되자 나는 강의실로 갔다. 강의실에는 지금시간마다 청소를 하는지 아주머니가 청소를 하고 있었다. 나는 강의실 문을 열고 들어가면서 말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사회복지과 1학년 조연우라고 하는데요. 숙제 때문에 그러는데 혹시 인터뷰 가능하세요?”
 “알았어. 학생. 조금만 기다려봐.”
 아주머니는 숙제라는 것 때문인지 예상외로 흔쾌히 허락을 해주셨다. 저번보다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가 적어서 그런지 청소를 일찍 끝내신 아주머니와 나는 책상에 마주보면서 앉았다.
 “저기, 인터뷰 시작할게요.”
 “알았어, 왠지 재미있을 것 같네.” 나는 김준영 할아버지를 인터뷰 할 때처럼 아무런 질문을 거리를 준비하지 않았다. 무작정 하면 딴 길로 샐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인터뷰라는 것에 조금 더 충실하자는 의미도 있었다.
 “저기……인터뷰 시작할게요.”
 갑자기 나도 모르게 떨리기 시작했다. mp3 녹음기를 틀기 전에 헛기침을 한 뒤 인터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나이와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이름은 이미옥이고 나이는 올해로 60……나이를 말하니 조금 부끄럽네.” 의외였다. 아주머니는 외관상으로 볼 때 50대 초반에서 중반으로 보일 정도로 젊어 보였다. 내가 의외라는 표정으로 아주머니를 보자 아주머니는 ‘피부 관리를 평소에 잘한 덕분이지.’ 하면서 혼잣말을 했다.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지금 이 일을 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세요?”
 이번 질문에 이미옥 아주머니는 감시 곤란한 표정을 짓더니 말했다.
 “딸이 하나 있는데, 딸을 낳고 나서 애 아빠가 딸이 5살 되던 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거야. 남편이 세상을 떠나자 당장이라도 생계를 책임을 져야할 상황이었기 때문에 젖을 땐지 얼마 되지 않은 딸을 키우면서 무슨 일이든 가리지 않고 했지. 부모 잘못만난 딸을 굶게 할 수 없으니깐. 그리고 일을 할 때마다 생전에 내가 무슨 죄를 지었는지 남편 먼저 떠나보내고 힘들게 살아야하냐고 생각이 들더라…….”
 나는 이미옥 아주머니의 눈가에 눈물이 맺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금방이라고 눈에서 눈물이 얼굴을 타고 흘러내릴 것만 같았다.
 “하지만 말이야. 딸이 시간이 지날 수 록 커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어제까지만 죽고 싶었던 마음이 싹 사라지더라고. 그래서 지금까지 일을 하면서 딸을 키웠지.”
 “실례지만, 지금 따님은?” 이번 질문에 이미옥 아주머니는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
 “지금은 좋은 남자 만나서 결혼했지. 결혼식을 할 때 얼마나 예뻤는지 지금도 생생이 생각이 난다니깐. 그리고 말이야. 옛날에는…….”
 20분이라는 시간을 딸 자랑을 하는 것을 들은 나는 아주머니의 모습은 완벽히 딸을 사랑하는 팔불출 어머니의 모습이었다. 그 정도가 조금 심한 것 같지만…….
 “그, 그렇군요.”
 “어머, 내가 너무 딸 자랑만 했나? 그런데 이런 것도 인터뷰해도 돼?”
 “네, 많은 도움이 됐어요.”
  나는 인터뷰를 허락해주신 이미옥 아주머니께 감사의 인사를 하고 강의실을 빠져나왔다.
 “후…….”
 인터뷰를 할 때 마다 왜, 이렇게 마음이 착잡해지고 무거워지는지 도통 이유를 알 수 없었다.

4
 지금 내가 있는 곳은 학교 근처에 있는 사우나 였다. 어제 학교 근처에서 친구들이랑 술을 진탕 마시고 학교 근처에 자취하는 친구 집에서 잔 다음 피로를 풀기 위해서 들렸다.
 사우나를 하러 가기 전에 목욕탕에서 따듯한 물속에 몸을 담그자 지금까지 쌓여왔던 피로가 싹 날라 가는 것만 같았다. 모든 근심과 걱정도 말이다. 가 아니었다.
 내일은 월요일. 사회복지개론 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벌써 대학교에 입학을 하고 2주차가 되기가 하루 전날만 남은 것이었다.
 이렇게 시간이 빨리 가다니……. 정말 놀라웠다. 어째든 남은 인터뷰를 할 사람은 1명이었다. 이곳은 이 근방에서 사람이 많이 찾아오는 사우나이니 손님이 많다는 것을 기억한 뒤 나는 느긋하게 따듯한 온탕에 몸을 맡겼다.
 예상대로 사우나 안은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사우나를 하러 오 사람들이 대부분 가족 단위이거나 친구 단위 그리고 커플이여서 나는 도저히 인터뷰를 할 사람을 찾지 못했다.
 결국 나는 사우나를 하면서 인터뷰를 할 사람을 찾아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불가마, 게르마늄, 자수정 등의 사우나를 이용한 나는 어느새 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사우나를 하면서 인터뷰를 할 사람을 찾아 봤지만 마땅한 사람이 없었다. 결국 포기를 할까 하는 생각을 하는 순간 핸드폰으로 전화 통화를 하는 할머니 한분을 보았다.
 “내가 너는 키우기 위해서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 어? 안다고? 그럼, 재발 엄마 말 좀 들어라. 엄마가 너 나쁘게 되라고 그러니? 너 잘되라고 그러는 거지.”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는 할머니 주위에는 사람들이 일정이상 접근하지 않고 떨어져 있었다. 다른 사람에게 민폐가 될 정도로 시끄러웠다.
 나는 일행이 없는 듯한 할머니를 인터뷰를 할 대상으로 삼았고 할머니의 전화 통화를 하고 있을 동안 인터뷰 내용을 녹음할 mp3를 사물함에서 가져왔다. 하지만 할머니의 통화는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부터 시작인지 한창 열을 올리고 있었다. 결국 할머니가 잘 보이는 안마의자에 앉은 뒤 할머니의 전화 통화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1시간이라는 긴 시간을 전화 통화를 하는 모습을 보는 나와 주위에 있는 사람은 질린 표정으로 할머니를 보았다. 전화 통화를 한 상대가 안쓰럽다고 생각이 될 정도였다. 일방적으로 통화를 하는 사람은 바로 할머니였기에…….
 “알았다. 이제 전화 전화비 많이 나온다. 끊자.”
 이제 겨우 전화를 끝낸 할머니는 지쳤는지 이마에 맺혀 있는 땀방울을 손등으로 닦았다. 나는 이제 인터뷰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할머니에게 다가갔다.
 “저기, 할머니 학교 숙제 때문인데 인터뷰 좀 해주셨으면 하는데요. 안될까요?”
 인터뷰를 하러온 나를 ‘넌, 뭐하는 녀석이냐?’ 라고 말하는 듯 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본 할머니가 말했다.
 “금방, 끝나? 그럼 해줄게. 재미있을 것 같내.”
 “네, 금방 끝나요.” 의외로 할머니는 흔쾌히 허락을 했다. 나는 배터리가 한 칸 밖에 남지 않은 mp3를 보고 최대한 빨리 인터뷰를 끝내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할머니에게 질문은 했다.
 “나이와 성함을 좀…….”
 “뭐야? 그런 것도 물어봐? 창피하게. 나이는 70이고 이름은 안성미다.”
 퉁명스럽게 대답을 해준 할머니는 시계를 쳐다보더니 말했다.
 “내가 조금 있다가 약속이 있어서 그런데 빨리 끝내자고 그러니 내가 빨리 말 할게.”
 “네?”
 안성미 할머니는 나는 전혀 신경도 쓰지 않고 말하기 시작했다.
 “나는 언젠가 인터뷰를 하게 되면 이런 자식 키워봤자 하나도 소용없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는데 잘됐네. 내가 말이야. 어려서부터 정말 고생한 사람이거든? 그래서 쥐꼬리 같은 월급 갖다 주는 남편이랑 결혼을 하고 남들 사는 만큼 못사는 게 한이 되서 자식새끼를 공부시켜서 좋은 대학에 간 뒤 좋은 직장에 취직을 시켜서 남들처럼 편하게 책상에 앉아서 돈을 벌게 하고 싶었어. 그런데 자식이라는 놈이 키워준 것만 해도 감사해서 공부라도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 들어갈 생각은 안하고 미술은 한다느니 음악을 한다느니 헛소리를 하는 거야. 너 같으면 어떻겠니? 얼마나 짜증이 나겠어. 없는 돈 끌어 모아서 공부를 시키면 할 것이지 딴 짓거리나 하다니 가슴이 썩어 문 들어지지.”
 “그, 그렇군요.”
 나는 시계를 보았다. 벌써 시간은 인터뷰를 시작한 시간에서 30분이나 지나가 있었다. 하지만 안성미 할머니는 말을 멈출 생각이 없는지 계속해서 자식에 대한 푸념과 남편 문제 등을 멈추지 않고 말하기 시작했다.
 내용은 별다른 것이 없었다. 이것이고 저것이고 전부 비슷한 내용이었다. 이제 할머니와 인터뷰 아닌 인터뷰를 시작한지 2시간이 되어가자 나는 오랫동안 앉아 있어 뻐근한 허리를 손으로 주물렀다.
 “저기, 할머니 약속이 있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아직, 남았어. 기다려봐 아직 못한 이야기가 있으니.”
 이미 한 칸 남아있었던 mp3의 배터리는 30분 전에 바닥이 난지 오래였다. 결국 1시간이나 더 할머니의 말을 들은 나는 녹초가 된 것을 느꼈다. 할머니는 인터뷰를 끝내자 지금까지 쌓여 왔던 것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자 속이 시원해졌는지 웃으면서 말하는 것이었다.
 “어때, 학생? 도움이 많이 됐어?”
 “네…….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요.”
 할머니의 2시간 30분에 걸쳐서 말한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러했다. ‘아무리 말을 안 듣는 남편과 자식이라고 결국 같이 살아야 되니 미워하지 말고 살자.’

5
 드디어 문제의 사회복지개론의 수업시간이 되었다. 강의실에는 동기들이 2주 동안 친해졌는지 끼리끼리 모여 있었다. 나는 여전히 구석에 혼자 앉아 있었다.
 수업 시간이 되자 강의실 문이 열리면서 황현민 교수님이 강의실 안으로 들어왔다.
 “여러분. 2주 전에 내드린 숙제는 다하셨나요?”
 “…….”
 어색한 침묵만이 강의실 안을 맴돌았다. 하지만 황현민 교수님은 이럴 줄 알았다는 듯이 결정적인 한마디를 했다.
 “먼저 발표한 사람 또는 조에게는 가산점을 드리겠습니다.”
 이 말에 너도 나도 발표하겠다는 사람이 속출했다. 결국 이번에 과대표를 하게 된 애가 발표를 하기 시작했다.
 과대표는 총 6명과 했는데 딱 봐도 대충 친한 사람끼리 모인 뒤 대충 한 것이 티가 났다. 프리젠테이션으로 발표를 했는데 인원수에 비해서 내용은 너무 빈약한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한 것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보기에는 그저 그랬다. 심지어는 어떤 애는 인터뷰를 지어서 한 것 같은 애도 보였다. 교수님은 그냥 발표하는 것을 아무 말 없이 묵묵히 지켜만 봤다.
 이렇게 별 다른 거 없는 발표가 계속 진행이 되면서 시간이 흐르자 강의실에서 발표를 안 한 사람은 나만 남았다. 나는 매를 맞더라고 처음 맞는 것이 낳다. 하는 격언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 내고는 발표를 하기 위해 강의실 앞에서 섰다.
 “안녕하세요. 인터뷰를 한 것을 발표하게 된 조연우라고 합니다.”
 짝짝짝-
 나는 긴장되는 것을 느끼고 강의실 앞에 수업을 위해 놓아둔 컴퓨터 스피커에 mp3를 연결했다.
 “저는 따로 발표하지 않고 녹음한 인터뷰를 틀겠습니다.”
 지금까지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것은 아무리 각자 인생이 다른 사람이었지만 세분 모두 열심히 살아왔던 것이었다. 비록 그 결과가 좋든 나쁘든 열심히 살아왔다는 점은 세분에 비하면 절반의 인생도 살지 않은 나지만 이제부터라도 최선을 다해서 살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해주었다.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것은 바로 그것이었다. 나는 사회복지과 동기들이 각자 깨닫는 것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녹음된 인터뷰 내용을 틀었다.


상반기 아트림미디어 창작게시판에 올리는 마지막 창작물일 겁니다....아마도....
링크
네오 상반기라면, 15일정도 안올리신다는것을! 너무 거창해 보이잖아요!!

그보다, 저 레포트의 진정한 의미는 사실 내용 발표보다 외로운 어르신들의 말동무가 되어라 라는 숙제겠군요.
어르신들께 뭔가 물질적으로 도와드리는것도 도움이지만
그보다 이야기 한번 들어드리는것이 심적으로 크게 도움이 되신다고 합니다.

실제로 인터뷰겸 실행해 보시는것은 어떠신가요? ^^

11-06-16 10:13
디스콘트 으엌!!
11-06-1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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