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으로 로그인 마이페이지
아이디저장
 


 
홈 < 커뮤니티 < 창작게시판

제목 붉은꿈...제목이 이상하니 누가 이글을 읽고 제목좀...글쓴이디스콘트
날짜 11-05-16 18:49조회2212
붉은 꿈

1
 10월 달의 시원한 바람이 지상에 있던 더운 열기를 물러내고 그 자리를 대신 차지했다. 지금까지 지상에 더운 열기를 주던 태양도 이제 느릿느릿하게 사라져가는 시간대가 다가오자 길을 걷던 사람들은 하나 같이 살 것 같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것은 태영 고등학교에 다니는 이성진도 마찬가지였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기분이 좋다는 듯 이성진은 콧노래를 부르며 왼팔 손목에 차고 있는 손목시계를 봤다.
‘4:30’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은 시간대였다. 10월 달 이지만 지구온난화 때문에 낮 시간은 여름처럼 더운 관계로 지금 같은 시간대가 좋다고 할 수 있었다.
 자신이 기분이 좋다는 것을 알리기도 하듯이 콧노래를 여전히 부르며 길을 걷던 이성진은 삼거리에 도착했다. 이성진이 삼거리에 도착할 때 횡단보도의 신호가 파란불에서 빨간불로 바뀌어 버렸기 때문에 다시 신호가 바뀌려면 시간이 있어야했다. 졸린 듯 입을 커다랗게 벌리고 하품을 하던 이성진은 뒤쪽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뒤를 돌아보려고 하던 순간이었다.
짝!
 이성진은 등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뒤를 돌아봤다. 그곳에는 이성진의 친구 하동혁이 손바닥을 흔들며 웃고 있었다. 이성진은 하동혁이 손바닥으로 등을 때린 것을 알자 화난 눈빛으로 하동혁을 바라봤다. 하지만 하동혁은 ‘씨익’ 웃으며 이성진의 화난 눈빛을 가볍게 넘겼다.
“이 자식아! 갑자기 때리면 어떻해. 놀랐잖아!”
“그러라고 한 거야.”
“...”
 어색함이 감돌자 하동혁은 이 어색한 분위기를 없애려고 이제야 생각 난 듯 말했다.
“그런데 너는 오늘 야자(야간 자율 학습)안하냐? 내일 담임한테 맞는 거 아니야?”
“내가 집에 간다는데 담임이 나를 막을 수는 없지.”
 야자를 당당히 도망친다는 말에 하동혁은 아깝다는 듯이 혀를 찼다.
“아깝네. 나는 니가 오늘 학교에 남아서 고등학생의 청춘을 낭비하는 것을 생각하면서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내려고 했는데.”
 하동혁은 능글맞은 표정을 지으면서 이성진을 놀렸다. 하지만 이성진은 하동혁에게 맞은 부위가 아픈 듯 그저 등을 손바닥으로 문지르고 있었다. 뜻하지 않게 무시당한 하동혁은 민망함을 없애기 위해 조심스럽게 이성진에게 다가가 간지럼을 태우는 기습공격을 했다.
“...뭐하냐?”
“아...그게.”
 간지럼이라는 하동혁의 기습공격은 실패했다. 그 이유는 이성진이 간지럼을 타지 않는 체질이었기 때문이었다. 이성진은 오히려 하동혁에게 역으로 간지럼을 태우는 공격을 했다. 그리고 그 공격은 대성공이었다. 하동혁은 이성진과 다르게 간지럼을 무지 잘타는 체질이었기 때문이었다.
“푸하하하! 하...항복 내가 잘못했어.”
“오냐. 잘못한 것을 알고 있으니 이 형님께서 넘어가주지.”
“형님은 개뿔...”
“뭐라고?”
“형님의 넓은 아량에 감사한다고요.”
 하동혁에게 간지럼을 태우는 것을 멈춘 이성진은 횡단보도의 신호를 보았다. 어느새 횡단보도의 신호는 빨간불에서 파란불로 바뀌어있었다. 깜빡이는 파란불에 뛰어서 건너려는 생각을 한 이성진은 뛰려고 오른쪽 발을 내 딛는 순간 신호는 빨간불로 바뀌었다.
“...”
“내일의 해는 내일 뜨는 법.”
“야. 그거 개그라고 한거냐?”
“아니 조크.”
 하루가 24시간이라는 것에 비하면 횡단보도의 신호를 기다리는 시간은 매우 짧은 시간이지만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어느 때 보다 길게 느껴지는 시간이다. 이성진은 또 다시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려야한다는 울분을 지금 상황을 만든 하동혁에게 간지럼이라는 공격을 함으로써 풀었다. 방금 전에 한 개그가 아닌 조크에 대한 것도 말이다.
“자...잘못했어. 형님 한번만 봐주세요. 푸하하하하.”
 하동혁에게 응징을 하던 이성진에게 두꺼운 안경알을 쓴 남자가 이성진의 옆구리를 손가락으로 ‘꾹꾹’ 찌르면서 말했다.
“성진아. 생일 축하해.”
 그리고는 두꺼운 책 한권을 이성진에게 주었다. 묵직한 책의 무게에 이성진은 고마움을 느꼈다.
“고마워 성일아.”
 이성진에게 선물을 준 것은 김성일이었다. 하동혁이 이성진에게 손바닥으로 등을 때릴 때부터 와있었지만 평소 소심한 성격과 말이 없던 탓에 이성진이 하동혁에게 응징을 가하는 순간을 노려서 선물 준 것이었다. 그 덕분에 하동혁은 공포의 간지럼 공격에 벗어 날 수 있었다.
 김성일에게 책을 선물로 받은 이성진은 책의 제목을 보았다.
‘알기 쉬운 현대 심리학.’
 책의 제목을 본 순간 이성진의 표정이 굳었다. 김성일은 이성진이 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줄 알고 웃으면서 말했다.
“옛날에 재미있게 읽었던 책인데 정말 알기 쉽게되있어. 중학교 때 이 책을 읽을 땐 밤새서 읽을 정도였어.”
“고...고마워.”
‘전혀 알기 쉬울 것 같지는 않지만.’
 선물로 받은 책을 가방에 넣은 이성진은 하동혁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때로는 말로 하는 것보다 말하지 않아도 뜻을 전달 할 수 있을 때가 있는데 지금이 바로 그 상황이었다.
 하동혁은 난감함, 당황함 등이 섞인 이상한 표정을 짓더니 이성진의 시선을 피하면서 주머니를 뒤진 하동혁은 갑자기 웃는 표정을 지었다.
“성진아. 방금 전까지 내가 한 행동들은 전부 너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행동이었어.”
‘거짓말.’
 주머니에서 악력기를 꺼낸 하동혁은 이성진에게 주었다.
“짜잔! 남자라면 필수로 가지고 있어야 할 물건 악력기~놀랐지?”
“어...정말 놀랐다.”
 악력기를 선물로 받은 이성진은 ‘피식’하고 웃었다. 하동혁이 준 악력기를 오랫동안 사용했는지 손때가 잔뜩 끼어있었기 때문이었다.
“고마워 잘 사용할게.”
 하동혁에게 선물을 받는 동시에 횡단보도의 신호가 바뀌자 이성진은 집으로 가는 방향이 다른 하동혁과 김성일에게 손을 가볍게 흔들어주고는 횡단보도를 건널 때 였다.
빵! 빵!
 커다란 경적 소리에 놀라서 이성진은 놀라서 소리가 난 곳을 향해 고개를 돌리자 화물차가 자신을 향해 빠르게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퍽!
 화물차에 부딪힌 이성진은 그 순간까지 자신이 상황에 처 했는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그저 갑자기 길을 걷다가 푸른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순간이 당황스러워했다. ‘콰직’ 하는 소리와 함께 이성진은 머리부터 아스팔트에 떨어졌다. 그 소리가 얼마나 큰지 반대편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던 하동혁과 김성일도 들을 수 있을 정도였다. 화물차 운전사는 당황하더니 도망쳐버렸고 이 광경을 본 하동혁과 김성일은 놀라서 이성진의 이름을 부르며 이성진에게 뛰어갔다. 아스팔트에 쓰러져있는 이성진은 방금과 같은 푸른 하늘을 볼 수 없었다. 지금 이성진이 보고 있는 하늘의 색은 자신의 피와 같은 붉은 하늘이었다.

20XX년 10월 10일 이성진은 생일날에 죽음을 맞이했다.


2
“으아악.”
 나는 비명을 지르면서 잠에서 깼다. 그 이유는 바로 악몽 때문이었다. 내가 횡단보도에서 화물차에 치여서 죽는 꿈. 그것은 마치 방금 전에 일어난 일처럼 머릿속에 생생하게 남았다. 꿈에서 나는 화물차에 머리가 치여서 공중을 날다가 아스팔트 바닥에 머리 먼저 추락해서 죽는다. 그래서 혹시나 해서 머리를 만져보니 머리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나는 이마에 맺혀있는 식은땀들을 속으로 닦은 뒤 책상 위에 있는 탁상 전자시계를 보았다.
‘6:00’
 내가 다니는 학교는 인문계이지만 0교시를 안하는 학교라서 여유가 있었고 집에서 학교가 가까워서 그런지 평소보다 30분은 더 늦게 일어나는 나였지만 지금은 방금 전에 꾼 악몽 때문인지 도저히 다시 자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는 동시에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으로 넘어졌다.

 아프지는 않았다. 하지만 평소에 일어나지 않았던 몸의 반응이 두렵게만 느껴졌다. 분명히 악몽 때문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넘어진 상태에서 다리를 몇 번 주무르자 이제야 제대로 일어나서 방을 나왔다.
 아파트 11층에 살아서 그런지 내가 방에서 나올 때면 항상 거실에는 햇빛이 가득했지만 오늘은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서 그런지 깜깜했다. 화장실로 들어간 나는 불길한 악몽을 기억하지 않기 위해 얼음 같이 차가운 물로 세수를 했다. 너무 차가운 물로 세수를 해서 그런지 머리에 두통이 있었지만 세수를 하고 얼마 안지나자 머릿속이 개운하고 상쾌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세수를 다하고 화장실에서 나오자 주방에서 코를 자극하나는 맛있는 냄새가 나오고 있었다. 우리 집은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시는 관계로 아침은 각자 알아서 챙겨먹는다. 아빠는 회사 업무 특성상 자주 출장을 가는 게 일상이었고 엄마는 오전 늦게 출근하거 저녁 늦게 돌아오기 때문에 내가 학교 가는 시간대에서 만날 일이 거의 없었다. 고등학생 1학년인 성연이는 아침잠이 많아 늦게 일어나서 아침을 안 먹고 가는 것이 일상이었고 아빠는 지금 지방에 출장을 가계신다. 주방에는 엄마가 있을 거라는 예상은 했지만 역시 엄마가 요리를 하고 있었다. 엄마는 요리하는 것이 바쁜지 당근을 썰다가 국을 확인하고 설거지는 하는 등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고 있었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그래. 성진이 일어났니? 오늘은 일찍 일어났네.”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어요. 그런데 오늘 무슨 날이에요?”
“오늘 누구 생일이게?”
 오히려 나에게 역으로 질문을 하는 엄마였다. 나는 곰곰이 생각을 하다가 말했다.
“설마 오늘 제 생일이에요?”
“이제 알았니? 어떻게 된 애가 자기 생일도 모르니.”
“뭐, 그럴 수 도 있죠.”
 평소에 남의 생일, 각종 기념일, 부모님의 생일들을 귀찮아서 일일이 기억하지 않는 나였기에 어느새 내 생일도 까먹었었나보다.
 나는 엄마가 지금까지 요리한 음식들을 봤다. 갈비찜, 돼지고기 볶음, 잡채, 미역국 그리고 떡국...생일에 떡국이라니. 나는 의야 함에 엄마에게 말했다.
“엄아, 떡국은 왜 하셨어요?”
“오늘 아침에 떡이 냉동실에 남아있길래 만들었지. 아마도 설날에 먹고 남은 떡 같은데 이참에 먹고 없애려고 버리기에는 아깝잖니.”
 나는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안녕히 주무셨어요.”“성연이도 잘 잤니?”
“네.”
 어느새 잠에서 깨어난 성연이는 주방에 와서 엄마에게 인사를 했다. 그리고 주방에 있는 요리를 보고 깜짝 놀라면서 말했다.
“우와~오늘 내 생일인가?”
“이 짜식아. 오늘 형님의 생일이란다.”“성진아. 식탁에 수저하고 반찬 좀 꺼내주렴.”
“성연아. 식탁에 수저 좀 놔라.”
 나는 성연이를 부려먹으려고 성연이를 불렀지만 성연이는 이럴 줄 알았는지 화장실로 씻으로 갔다. 결국 나는 식탁에 수저를 놓고 덤으로 설거지를 다했을 때 성연이는 유령같이 다가와 말했다.
“잘 먹겠습니다.”
“야 이 자식아. 아직 엄마가 앉지도 않았잖아!”
 평소보다 활기찬 아침이었다.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아침이었다. 동복을 입기에는 아침이 너무 더웠고 하복을 입기에는 일교차가 심해서 저녁에는 추운 관계로 결국 춘추복을 입는 것으로 결정을 했지만 몇 걸음 안 걸어서 이마에서 땀이 나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게 너무 더웠다.
“하아...”
 어떻게든 속이 꽉 막히는 답답함을 없애보려고 숨을 깊이 들이 마신 뒤 내뱉었지만 순간적으로 시원해질 뿐 더위로 인해 또 가슴속이 답답해졌다. 더위를 많이 타는 나로서는 지금과 같은 날씨는 고문중의 고문이었다.
 더위에 지쳐가면서 걷던 중 꿈속에서 화물차에 치여 죽은 횡단보도에 도착했다. 이번에도 꿈속에서와 같이 횡단보도에 도착하자 횡단보도 신호가 빨간불에서 파란불로 바뀌었다. 나는 꿈은 그저 꿈이라고 생각하고는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했다. 하지만 생각처럼 몸은 따라 주지 않았다. 머릿속으로는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하고 있었고 몸은 횡단보도 앞에서 멈춰있었다.
 춥다.
 방금 전까지 더위에 숨이 막힐 정도로 답답했지만 지금은 그 어느 때 보다 추위를 느꼈다. 나는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겨우 발 한걸음을 앞으로 옮겼다.
“우읍.”
 발을 횡단보도 앞으로 옮기자마자 뱃속이 더부룩해지더니 구역질이 밀려왔다. 나는 뱃속을 칼로 찌르는 듯 한 고통을 참으려고 했지만 결국 나는 구토를 하고 말았다.
“우웩.”
 순식간에 뱃속에 있던 음식물들이 식도를 타고 밖으로 나왔다. 나는 어떻게든 구토를 멈추기 위해 노력했지만 몸은 따라주지 않았다.
“헉...헉...”
 아침에 먹었던 음식들을 모두 토한 나는 손으로 입가에 묻어있는 침을 닦고 정신을 가다듬고 바로 앞에 있는 상가 건물의 화장실로 들어갔다. 화장실 세면대 앞에 있는 거울에서 비춰지는 내 모습은 내가 봐도 정말 꼴사나웠다. 눈에서는 눈물과 코에서는 음식물찌꺼기, 입주위에는 위액과 섞인 음식물들이 잔뜩 묻어 있었다.
촤아아
 세면대의 물을 튼 나는 입에서 느껴지는 시고 쓴 위액의 맛에 침을 모아서 뱉고는 코를 풀었다.
“흥.”
 코를 풀자 코 안에서 이물질들이 빠져나가는 느낌과 목에 남아있던 찌꺼기들이 순식간에 올라와 코를 통해 빠져나갔다. 코를 3번 정도 풀자 이물질이 전부 사라졌고 입을 행군 뒤 세수를 했다.
 횡단보도에서 화물차에 치여 죽는 꿈을 꾸더니 지금은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해도 몸이 거부를 한다. 내가 생각해도 이상하고 짜증이 나는 상황이었다. 결국 나는 횡단보도를 건너지 않고 학교에 조금 늦더라도 길을 돌아서 가기로 결정했다.

 학교에 도착한 시간은 아침조회가 끝남과 동시였다. 비록 아침조회가 끝나는 시간에 맞춰 도착했지만 지각은 지각이었고 담임선생님이 교무실로 끌고 간 다음 이번 지각 건에 대해서 잔소리를 잔뜩 들은 뒤 겨우 교실에 들어갔다.
드르륵...
 교실에 문을 열자 교실에서 떠들고 놀던 반애들이 모두들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반애들의 시선을 가볍게 무시하고는 교실 중간에 위치한 내 자리로 갔다. 이번에 짝궁이된 동혁이가 만화책을 읽는 모습이 보였다.
“어...너 언제 왔냐?”
“방금...”
 뭔가 재미있는 만화책을 읽는지 방금 전까지 입가에 미소를 짓던 동혁이가 놀란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그런데 너 집도 가까우면서 웬일로 지각을 다하냐?”“몸이 조금 안 좋아서.”
 횡단보도에 가자마자 몸이 한겨울에 반팔 반바지만 입은 것처럼 추웠고 구토까지 해버려서 지금 몸 상태는 안 좋아졌고 그 상태가 학교에 도착한 지금까지 이어졌다.
 나는 가방을 책상 옆에 걸어 놓은 뒤 동혁이에게 말했다.
“동혁아. 나 잘게 무슨 일 있으면 깨워줘.”
“알았어.”
 나는 책상위에 양팔을 모은 뒤 그대로 엎드려서 잤다.

“...진아...일어나.”
“으음...”
 한참 잠을 자고 있던 나에게 누군가 내 몸을 흔들면서 잠을 깨웠다. 방금 전까지 시간 모르고 자고 있어서 그런지 몸의 모든 감각이 둔해졌다.
“하암...컥...콜록 콜록.”
 잠에서 깨어난 나는 크게 기지개를 키다가 과호흡으로 인해 기침을 한 나는 어느 때 보다 빨리 잠에서 깼다. 기침으로 인해 눈가에 맺혀있던 눈물을 닦은 나는 나를 깨운 사람을 보았다.
“성일아 왜 깨웠어?”
 성일이는 평소처럼 무표정한 표정으로 시계를 가리켰다.
“점심시간이야. 밥먹으로 가자.”
“알았어.”
 그런데 벌써 점심시간이라니 시간이 정말 빨리 갔다. 자고 있었으니 그건 그렇다고 치고 매 시간마다 선생님이 들이 들어와서 수업을 했을 텐데 나를 깨우지 않다니...정말 놀랄 일이었다.
“그런데 선생님들이 나를 왜 안 깨웠어?”
“정말, 피곤하고 아파보였거든. 선생님들이 책상에 엎드려서 자고 있는 니 얼굴보고 아무도 깨울 생각 안하더라. 뒷자리에 앉아있는 나도 그렇게 생각할 정도였으니깐.”
“그래?”
 자고 있는 내가 그렇게까지 아파보였을 줄 몰랐다. 지금까지 자서 그런지 몸은 많이 괜찮아졌고 뱃속에서는 음식을 달라고 아우성을 쳤다. 그도 그럴 것이 아침에 구토를 하는 바람에 아침에 먹었던 음식들이 전부 몸 밖으로 나왔고 학교에 도착해서는 지금까지 잠만 잤기 때문에 아무것도 못 느꼈지만 지금은 심한 공복을 느꼈다.
“그런데 동혁이는 어디갔어?”
“니가 늦게 일어난다고 먼저 밥 먹는다고 급식실로 갔어.”
“그래? 빨리 가자. 조금만 더 늦으면 늦게 먹을 것 같아.”
 내 예상은 적중했다. 우리학교는 1학년은 따로 2, 3학년은 같은 식당에서 급식을 먹는다. 그 덕분에 조금만 늦으면 급식을 늦게 먹는 것을 일상다반사였기 때문에 아주 빨리 가거나 아니면 일부터 늦게 가서 급식을 일찍 먹기도 했었는데 오늘은 다행히 식당에 자리가 많이 남았는지 줄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었다.

“하암...” 학교에서 하는 모든 정규 수업이 끝이 났다. 교실 벽에 걸려있는 시계를 보니 시간은 4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5시부터 야자(야간자율학습)를 해야 하기 때문에 교실에는 청소당번들이 청소를 하고 있었다.
 나는 10시까지 학교에 남아 있어야 된 다는 생각에 머리가 갑자기 아파오는 것을 느껴져 도망칠까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꿈속에서 지금 시간대에 화물차에 치여 죽는 꿈을 꿔서 그런지 결국 학교에 남아있기로 결정했다. 대충 교실의 청소가 끝나자 나는 책상에 앉았다. 그리고 오전에 못 들었던 수업의 내용을 필기하기 위해 책상서랍에 손을 넣은 순간 내 책상서랍 안에 못 보던 물건 두 개를 발견했다. 바로 악력기와 두꺼운 책 한권이었다. 악력기는 손때가 묻어있었고 책은 ‘알기 쉬운 현대 심리학’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었다. 꿈속에서 보았던 동혁이와 성일이의 선물이었다. 나는 ‘피식’ 웃고는 책 사이에 껴져있는 종이를 발견했다.
‘성진아. 생일 축하한다. 선물은 두고 갈게.’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친구들이었다.
 ‘딩동~딩동~’과 함께 2년 동안 학교를 다니면서 ‘언제 바뀔까?’ 하는 생각을 품게 만드는 종소리가 울려퍼지자 선물을 가방 속에 넣고 나는 친구들에게 빌린 문제지와 교과서 그리고 공책을 열심히 내 책들에 배껴 쓰려고 할 때 였다.
드르륵...
 야자가 시작되는 종소리와 함께 교실에 들어오는 선생님 한분을 보고 나는 갑자기 오늘 야자를 도망치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방금 교실에 들어온 선생님은 바로 국어라는 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김철수’ 선생님이었기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초등학교, 중학교, 지금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공통점 중 하나는 어느 학교에나 별명을 가진 선생님들이 있었는데 김철수 선생님도 예외는 아니었다. 김철수 선생님은 ‘교과서’ 라는 별명을 가진 선생님이었는데 그 이유가 ‘철수’ 라는 이름이 교과서나 각종 영화 또는 소설 등의 인물로 많이 나온다고 해서 붙여진 이유도 있었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오로지 교과서로 수업을 나가는 수업.
 이것이 김철수 선생님이 별명이 붙은 진정한 이유였다. 보통 다른 선생님은 교과서와 문제지를 동시에 병행하면서 수업을 진행하는데 반해 김철수 선생님은 오로지 교과서로만 수업을 한다. 그래서 그런지 언제나 교과서는 필기로 인해 빈칸이 없는 곳이 없을 정도였고 심하면 어느 페이지는 종이가 너덜너덜해질 정도였다. 교과서만으로 수업을 하고 엄청난 필기를 하는데 정작 김철수 선생님의 책은 마치 새것처럼 깨끗하다는 점이었다. 즉 엄청난 필기의 정체는 김철수 선생님 머릿속에서 나온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수능을 치른 선배들 말에 의하면 김철수 선생님의 수업은 최고였다고 말했다.
 김철수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오자 교실에서 지금까지 떠들던 애들과 소설책, 만화책, 게임기 등으로 시간을 보내던 애들도 모두 김철수 선생님이 오자마자 책상 위에 교과서와 문제지를 펼쳤다.
 나는 김철수 선생님과 눈을 안 마주치기 위해 열심히 필기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김철수 선생님은 나를 보더니 특유의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성진 학생. 이제 아프지 않는가?”
“네.”
“그럼, 몸이 아파가지고 오늘 3교시 수업을 못들은 이성진 학생을 위해 오늘 국어 수업을 특별히 다시해주겠다. 모두들 교과서를 피도록.”
 나 하나를 위해서 다시 오늘 수업을 해주신다는 김철수 선생님의 친절은 충분히 감동을 받을 만한 것이었지만 오늘 3교시에 열심히 수업을 받은 애들에게는 그것이 아닌지 나에게 따가운 눈초리를 보내고 있었다.
“저기...선생님. 굳이 번거롭게 수업을 해주시지 않아도 되는 데요...”“번거롭지 않다. 그냥 오전 수업을 다시 한 번 더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애들도 열심히 수업을 듣겠다고 교과서를 책상위에 펼쳐놨구나.”
“...”
 교실은 정적에 휩싸였다. 김철수 선생님은 이러한 분위기에 아무런 상관없다는 듯 분필을 들고 폭팔적이고 엄청난 속도로 칠판에 필기를 쓰기 시작했다.

딩동~딩동~
 지겨운 학교 종소리가 오늘 야자 수업을 끝낸다는 것을 알리자 옆 교실, 아래층 교실에서 의자가 밀리는 소리가 학교에 울려 퍼졌다.
“오늘 수업 이 정도로만 끝낸다.”
 야자 수업 내내 쉬는 시간 빼고 오로지 수업만 진행한 김철수 선생님이 드디어 교실에서 나가자 나도 학교에서 빠져나간다는 해방감에 가방을 챙긴 뒤 교실을 빠져나왔다.
 학교를 빠져나온 나는 아침에 횡단보도에서 겪었던 일을 또 겪기 싫어서 오늘 아침 때처럼 길을 돌아서 가는 것을 택했다.
 아침과는 달리 시원한 날씨에 나는 내가 사는 아파트까지 단숨에 걸어갔다. 아파트 입구로 가니 경비병 아저씨는 CCTV 화면을 보여주는 TV 앞에서 ‘꾸벅 꾸벅’ 졸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부녀회장님이 이 모습을 발견하면 1시간이라는 긴 시간동안 설교를 늘여놓을 상황이었다.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버튼을 누르려고 하는데 사람이 타고 있는지 계속해서 아래로 내려오고 있었다. 1층에 도착하자 ‘덜컹’ 하는 소리와 함께 사람들이 엘리베이터에서 빠져나왔다. 엘리베이터에 탄 나는 11층을 눌렀다. 문이 닫히면서 또 다시 ‘덜컹’ 하는 소리가 나고 ‘끼리릭’ 하면서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오래된 아파트라서 그런지 엘리베이터도 불안한 소리가 자주 났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소리를 들으면서 살아왔고 소리와는 다르게 지금까지 작은 사고도 하나도 안 났기 때문에 나는 지금까지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11층에 도착하려는 순간 갑자기 ‘덜컹’ 하는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멈춰버렸다. 나는 멈춰 버린 엘리베이터가 다시 작동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10분...20분이 지나도 그대로 일뿐 움직이지 않았다. 이제야 상황을 파악한 나는 경비실에 연락하는 비상벨을 눌렀다.
삐익-삐익-
 쉬지 않고 눌렀는데도 아무런 반응이 없는 걸로 보아 경비원 아저씨가 아직까지 잠을 자는지 아니면 순찰을 나갔는지 나간 모양이었다. 아니면 비상벨이 고장이 났거나.
“무슨 이런 일이 다있어!”
쾅!
 홧김에 엘리베이터 문을 찬 나는 이다음에 벌어질 일에 뒤늦은 후회를 했다. 엘리베이터가 또 다시 ‘덜컹’ 하는 소리와 함께 조금씩 내려가기 시작한 것이었다. 급한 마음에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낸 나는 ‘피식’ 하고 웃었다.
‘통화권 이탈’
 이제는 헛웃음만이 입에서 나온다. 나는 엘리베이터 층수를 알려주는 조그만한 LCD 화면을 보았다.
‘10층...9층...7층...5층...’
 내려가는 속도가 내가 느낄 정도로 빨라지고 있었다. 그리고 ‘2층’ 에 엘리베이터가 도착하는 순간 나는 온몸에 얼음처럼 차가운 쇠막대기들이 몸을 꿰뚫는 것을 느꼈다.


흐음...전에도 제목미상이라고 프롤로그만 올린적이 있었고 이번에는 챕터1 까지 올립니다.
사실 챕터1 까지만 보시면 이제 내용이 이렇게 전개 되실 거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쩌...쩝...중간 중간에 분량 늘리기 신공좀 활용하고...
글의 분량은 중편 정도로 잡았고 나중에 중편 부분 공모전이 있을 때 투고할 예정입니다.
링크
네오 와...전에 올렸던것 보고 걱정을 많이 했는데,
아래는 설마 다른분이 쓰신건가요? 완전 달라졌는데요!!
저 이런분위기 좋아해요! 뭔가 알것 같으면서도 이해 안되는
설마설마 했는데 설마가 사실이 되네요 덜덜

제목이라...
eand 나 aend 어때요? 사전에 있는 말은 아니지만, 끝의 "end" 와 그리고의 "and"를 합한 글자인데 그냥 "앤드"라고 읽으면 되고,
죽음이 끝이 아니고 계속 이어져서 또 끝나고 이어지고 할것 같은 분위기라 생각난 이름이네요

아니면 "뫼비우스의 꿈" 이라던지.

좋은 이름 결정하시고 그만큼 좋은 작품 만들어보세요~
파이팅입니다!!

11-05-16 22:36
디스콘트 감사합니다!!
제가 쓴 글 맞고요!!
조만간 끝을 볼 생각입니다!!!

11-05-17 09:22
용용 고등학생의 동감 야자!!

전 언어가 딸려 무슨내용인지는 모르겠지만

데자뷔인가 데자뷰인가
이런건 어떰?

11-05-16 23:48
디스콘트 곰곰히 생각을 좀...제가 제목과 작명 센스가 엄청 안좋아서...
11-05-17 09:23

이전글 네오님...제가 글 분위기를 조금 바꿀려고 새로운 시도를 했는데... 
다음글 그린거(2) 


홈으로 회사소개 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 개인정보취급방침